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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차 아침은 전날 숙소 근처의 응우옌 쏜 베이커리에서 사 온 빵과, 객실 내에 비치된 G7 소금커피를 먹었다.
빵은 한국의 프랜차이즈형 베이커리 정도의 맛이었다.


호치민 묘소


오전엔 호치민 묘소에 방문했다.
오전 10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므로 서둘러야 했다.
지도에는 입구가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묘소 내 경비 중인 군인들의 손짓에 따라 이동하며 더듬더듬 입구를 찾아갔다.
위 지도의 파란 점이 실제 입구 위치니, 가보려는 사람들은 침 고하면 되겠다.
입장료가 없으므로 매표소도 없다. 다만 공항처럼 검색대를 지나야 한다. 어째선지 물도 못 가져간다.
검색대를 지나면 줄을 서서 일정 인원이 되면 무리 지어 이동해야 한다. 가는 곳곳 군인들이 서있다가 방향을 지정해 준다.
내부는 꽤나 엄숙한 분위기이며, 이동하는 동안 별다른 볼거리는 없다. 몇 분 정도 이동하다 보면 방부처리처리된 호치민의 시신을 볼 수 있다. 시신과 더불어 묘소 건물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묘소를 나오면 호치민 관저를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부지 내에 주석궁도 있지만 관람이 불가했다.
관저는 호치민 주석이 생전에 사용하던 가구, 가전제품등이 전시되어 있다. 차량도 3대 정도 있었다.
하노이 시내에서 보던 민가와 상점들을 생각하면, 산 사람보다 훨씬 잘 지내는 듯 보이는 점이 꽤 아이러니했다.


못꼿사원

출구 근처에 도달하면 못꼿사원을 만나게 된다.
일명 한기둥 사원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으로, 1,000년 정도 전에 지어진 사원이라고 한다. 어쩐지 프랑스 놈들이 부수지 않고 잘 보존해 두었다.
출구 앞엔 기념품상점들이 있는데, 상당히 많은 호치민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사지 않았다.


탕롱황성

쭉박호 부근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이동 루트 중간에 있는 탕롱황성에 방문했다.
정신산만한 매표소를 지나 몇 분 정도 걷다 보면 위와 같이 성을 만나게 된다.
성벽 옆쪽의 계단을 통해 위로도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가면 위층 탑이 보이고, 내부는 사진처럼 마치 알라딘에 나오는 건물들을 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안쪽을 둘러보다 보면 창가에 매우 좁은 계단이 비밀통로처럼 보이는데, 그곳을 통해 옥상에도 갈 수 있다.

옥상에 가서 내려다보면 탕롱황성 바로 옆에 위치한 하노이 깃발탑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어딘가 어벤저스 같은 영화에서 본 것만 같은 생김새다.

탕롱황성을 나와 북쪽으로 다시 한참 걷다 보면 쭉박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는 길거리에서 고기를 파는 충격적인 장면도 잠시 마주친다.


Pho Chien Phong
Com Rang Dua Bo
Tra Nhai Quat

사실 점심에 간 식당은 Pho Cuon, 즉 스프링롤을 메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헌데 리뷰를 보니 Pho Cuon은 미리 만들어둔 것을 팔고, 고수가 꽤 들어있다고 하는 통에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
Pho Chien Phong은 부풀린 튀김(?) 이라 부르는 쌀 튀김과 볶은 야채가 함께 나오는데, 생각지 못하게 맛있었다.
이곳에서 우린 꽤 신선한 충격을 받게 만드는 음식을 만났는데, 바로 Com Rang Dua Bo 였다.
Dua Bo는 갓으로 만든 베트남식 발효김치, Com Rang은 볶음밥인데 아마 여기서 유추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바로 김치볶음밥과 매우 유사한 맛이었다.
다만 매운맛이 없을 뿐이고, 고기나 계란 등 전체적인 재료들의 조화도 좋아 매우 맛있었다.

Tra Nhai Quat은 베트남 식당에서 빠질 수 없는 꽛, 깔라만시나 금귤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 과일이 들어간 자스민티였는데 그냥 파우더로 만든 주스맛이 났다.

점심식사 후 가까운 하이랜즈 커피에 들러 좀 쉬어가기로 했다.
누군가의 당나귀귀를 누설하고 싶어 지는 대나무숲길을 지나 쭉박호 물에 떠있는 하이랜즈 커피에 들어갔다.

Americano
Kem

매장은 한산했다.
창가에 앉아 어딘가 좀 이상한 눈을 한 오리배에서 전해져 오는 불편한 시선을 느끼며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옆테이블의 어린 커플은 조만간 숙면에 들어갈 기세로 각자의 의자에서 반쯤 누워 뒹굴고 있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탁 트인 쭉박호를 바라보며 만끽하는 하이랜즈 커피의 아메리카노는 맛이 없었다.
다시 말하지만 맛이 없었다.

숙소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Cha Ca Thang Long으로 향했다. 절대 그냥 지나치지 말라는 듯이 꾸며둔 포토스팟 스타일의 입구를 지나면, 하노이 시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고급진 건물이 나온다.

Cha Ca La Vong
Pho
Fish spring roll
Bia Saigon Special

이곳의 메뉴는 Cha Ca La Vong이라는 가물치 요리다.
카레가루를 입힌 가물치를 각종 야채, 향채와 함께 구워 쌀국수와 함께 느억맘 소스에 찍어먹는다.
가물치는 하노이 서호에서 잡아온다고 하는데, 비린맛이 전혀 없었다.
메뉴판에는 스프링롤 2피스가 포함된 세트만이 있으므로 주문도 간단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Quan Goc Da에 들러 객실에서 먹을 Banh Tom과 Banh Ran Ngot을 샀다.


호안끼엠 호수변을 걸어 호수 남쪽의 백화점 1층에 있는
Kem Trang Tien에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 먹었다.
인기 있는 맛은 다 팔리고 없어서 바닐라맛을 먹었다.
그냥저냥 고급진 맛이었다.

숙소에 돌아가 circle K편의점에서 사 온 맥주와 구시가지에서 사 온 튀김들을 먹었다.
슬슬 오토바이 소음도, 매연 냄새도, 식당에서 만나는 향신료나 향채들도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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